2011년 9월 10일 토요일

“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”: <맑스 재장전> 추천글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저 유명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<매트릭스 2편>(Matrix Reloaded)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. 먼저 ‘맑스.’ 이 작품은 박제된 국가이데올로기로서 이미 20여 년 전에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졌다고 여겨지는 맑스주의를 다루지 않는다. 오히려 자본주의를 가장 철저히 분석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맑스의 사상, 그 사상의 현재성을 다룬다.

그리고 ‘재장전.’ 지난 2007년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, 이를 뒤이은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환기시키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계급투쟁, 이데올로기, 착취, 상품물신성, 공산주의 같은 맑스(주의)의 상투어를 반복하며 자본주의의 위기를 서둘러 쉽게 단정하지 않는다. 그보다는 슬라보예 지젝에서 안토니오 네그리까지, 존 그레이에서 페터 슬로터다이크까지 쟁쟁한 자본주의 비판자들과 옹호자들의 입을 빌려 이 개념들의 장점•단점을 다각도로 살펴본다. 그래서 자본주의가 불러온 경제적•정치적•생태적 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새로운 의미를 다시(re-) 채워넣는다(load).




















한때 죽은 개 취급을 당했던 맑스는 이제 잘 팔리는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. 상황이 달라진 것일까? “오늘날 맑스의 사상이 현실을 진단하고 바꿔가는 데 여전히 유효한가?”라는 쉽지 않은 질문을 때로는 경쾌하게, 때로는 진중하게 좇아가는 이 작품은 모든 질문의 ‘진정한’ 대답을 우리에게 맡긴다. 자, 당신은 파란 알약을 집을 텐가, 빨간 알약을 집을 텐가? 그렇다, 결국 이 작품은 “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”(De nobis fabula narratur)!

(이재원 |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 박사과정, 도서출판 난장 대표)

※ <맑스 재장전>에 관한 외신으로는 위키피디아의 관련 항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 (끝)

댓글 없음: